칼럼

2014.09.17 조회수 : 9540

매운 음식이 스트레스를 해소해 줄까?

감수: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

여성들이 가장 좋아하는 간식 1위인 떡볶이, 직장인들의 회식 메뉴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칼칼한 국물 요리. 속이 답답함을 느낄 때나 하루의 피로를 해소하고 싶을 때 많은 분들이 매운 음식을 즐겨 찾으시죠. 하지만 스트레스를 매번 매운 음식으로 해소하는 습관을 갖는 것은 위식도역류질환 발생 위험을 증가시킬 수 있습니다. 과연 매운 맛은 스트레스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매운 맛에서 벗어나 건강을 만드는 식습관은 무엇인지 알아볼까요.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맛 ‘매운 맛’

사람이 느낄 수 있는 맛에는 단맛, 쓴맛, 신맛, 짠맛, 매운맛 등이 있습니다. 그 중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맛은 단연 ‘매운맛’입니다. 최근 한 조리연구소에서 고객 661명을 대상으로 ‘한국인의 맛 기호도’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매운맛’을 선택한 사람이 34%로 가장 많았다고 합니다. 매운 짬뽕, 매운 카레 등 다양한 방송 매체에서 매운 요리 맛 집의 인기비결을 소개하고, 엽기떡볶이나 매운 맛 정도가 8000SHU(스코빌지수)이 넘는 라면이 출시되는 것도 이러한 매운맛에 대한 선호 경향을 반영하고 있죠.

매운 음식과 스트레스의 상관관계

미국 심리학회가 2010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성인의 40%는 스트레스가 심하면 과식하거나 건강에 해가 되는 음식을 찾는다고 합니다.1 스트레스 상태일 때 우리 몸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cortisol)’이라는 호르몬이 비정상적으로 식욕을 돋워 맵거나 자극적인 음식을 요구하기 때문인데요, 스트레스가 다시 비만이라는 새로운 스트레스를 추가하게 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많은 분들이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 매운 음식을 찾지만 과연 이러한 습관은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우리 몸은 입안이 얼얼할 정도의 매운 음식을 먹으면 맛이 아닌 통증으로 느끼고 뇌에서는 통증을 감소시키기 위해 ‘엔도르핀(Endorphin)’을 분비합니다. 기분이 좋아지게 하는 신경전달물질인 엔도르핀은 음식이 매울수록 다량 분비되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것처럼 느끼게 되죠. 하지만 우리가 느끼는 매운맛은 짠맛과 단맛이 합해져 나는 맛이기 때문에 기분은 나아지는 듯 하더라도 위장은 계속적으로 자극을 받아 속쓰림이나 소화불량을 일으키며 위식도역류질환으로 발전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매운 음식을 먹고 속이 쓰리거나 소화가 안 되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건강한 스트레스 해소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스트레스, 어떤 음식으로 해소하죠?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은 자제하는 게 좋습니다. 알코올은 우리 몸에 숙취라는 화학적 스트레스를 가하고 수면을 방해합니다. 짠 음식의 섭취도 줄여야 합니다. 밀가루 음식과 기름진 음식도 소화에 부담을 줘 스트레스를 가중시킵니다. 카페인 음료의 섭취도 줄이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면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는 음식은 무엇일까요?

미국의 경제전문지 ‘월스트리트 치트 시트(Wall st. Cheat Sheet)’가 최근 스트레스 해소에 이로운 음식으로 칠면조 고기, 등 푸른 생선, 우유와 일곱 가지의 과일과 채소를 소개했습니다. 고구마, 아스파라거스, 당근과 같은 채소 그리고 과일 중에는 오렌지, 블루베리, 아보카도가 대표적인 스트레스 완 화 식품으로 선정됐죠. 스트레스를 받으면 체 내의 비타민C가 금새 고갈되기 때문에 되도록 비타민 C가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현실적으로는 이런 음식들을 자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입니다. 만일 이런 음식들로 인해 가슴쓰림, 속쓰림 등의 증상이나 소화불량 같은 증상이 있을 때는 약국 에서 쉽게 구입 가능한 일반의약품 등을 추천합니다. 효과가 오래 지속되지 않는 일반적인 제산제 보다는 고유의 물리적 방어층을 형성해 빠른 증상완화 효과가임상으로 인정된 알긴산 제제(Alginates)가 효과적인 작용을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약 등으로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을 때는 위 내시경 검사를 받거나 하는 등의 전문의 진료가 필수적입니다.